철학 (작가별 분류) 32

들뢰즈 메모 2_스피노자에서 설명계열과 실체계열의 일치

1부 발제문을 준비하면서, 박기순, 요약 ------------------------------------- 근대에 이르러 무한을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여기게 되면서, 중심이 부재하는 가운데 세계를 안정적으로 조망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데카르트는 이것에 대해, 우리가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는 신의 전능함을 그 같은 안정의 고정점으로 삼는다. 학문의 영역에서는 보편수학의 이념에 따라 연장을 갖는 사물들에 대한 자연학을 확립할 수는 있으나, 사물들 그 자체는 우리에게 불투명한 채로 남는다. 곧, 신의 본질에 대해 인간은 합리적 인식을 형성할 수 없으며, 지성의 능력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란 오직 연장으로 환원된 사물들의 운동뿐이다. 우리는 실체의 한 속성—연장—만을 파악할 수 있..

들뢰즈 메모 1_데카르트의 수적인 실재적 구별, 스피노자의 형식적인 실재적 구별 (일의성과 내재성에 대해)

2023.06.16 메모_데카르트의 수적인 실재적 구별, 스피노자의 형식적인 실재적 구별 1. 들뢰즈는 존재 내적인 부정성에 의해 성립하는 긍정을 말했던 헤겔에 반대하여서, 어떻게 존재가 그 자신으로부터 긍정되는지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존재가 그 자신 긍정적으로 말해지는 방식에 대해 말한 철학자로서 들뢰즈는 데카르트와 스피노자를 참조한다. 한편 그는 이 둘 사이에 성립하는 중대한 구분점을 읽어내면서, 그의 존재론적 체계의 초석을 다지고자 한다. 이 둘 사이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실재적 구별’이란 무엇이고, 그들 각각이 이 실재적 구별을 어떻게 사유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들뢰즈는 데카르트의 ‘수적 구별로서의 실재적 구별’보다 스피노자의 ‘형식적 구별로서의 실재..

자크 랑시에르, ⟪무지한 스승⟫ 제1장_어떤 지적 모험

드디어 읽는다. 내 독서 모임 수업은 한 글자도 읽지 않은 이 책에서 알게모르게 어떤 에너지를 공급받아 왔다. 앎의 전달 없는 앎, 그러니까 배움의 발생이란 가능한가? 지적 충격, 알고 있던 답들의 와해, 인식능력들의 초월적 실행은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되는가? 여행 중에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기도 했지만, 가장 중요한 주제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내 수업이었다. 학기 중에 바쁘다는 핑계로 별다른 준비 없이 ‘설명’할 수 있는 논리학을 수업 주제로 골라서 이제 거의 막바지로 다가가고 있는데, 잘 생각해 보면 이러려고 수업을 연 건 아니었다. 나만 알고 있는 내용을 나 혼자 일방적으로 떠들고, 학생들이 준비해 올 것을 줄여서 부담을 없애겠다는 핑계로 모든 준비와 진행을 나 혼자 떠맡는 형국이 되었다. 이래서..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 ⟪모나드론 외⟫

2022.08.26. (금) 1. 내용 요약 *검은 글씨는 [이성에 근거한 자연과 은총의 원리], 푸른 글씨는 [모나드론]에 대한 것입니다. 모나드는 논리적으로 더 이상 정의될 수 없다는 점에서 단순하고, 존재론적으로도 더 이상 정의될 수 없다는 점에서 근원적인 것이다. 단순실체 (곧, 모나드)가 없이는 복합실체도 없을 것이므로, 세계는 단순실체로 가득 차 있다. (§1) [부분이 있음으로써 연장도 형태도 생긴다. 모나드는 따라서 만물의 원소이다. (§3)] 모나드는 부분을 갖지 않으므로 생성되거나 파괴 (made-unmade, assembled-dismantled)될 수 없다. [(§76)] 따라서 그것은 우주와 같이 지속되는 것이다. [따라서 모나드는 창조 혹은 파멸에 의해서만 생기거나 없어질 수 있..

에밀 뒤르켐, ⟪종교생활의 원초적 형태⟫_옮긴이 해제 (본문 3권)

3. 제3권 중요한 의례적 태도들 3-1. 제1장 소극적 숭배와 그 기능, 금욕 의례 뒤르켐에 따르면 모든 종교는 믿음, 의례, 공동체를 그 구성 요건으로 갖는다. 1권에서는 3권에서는 종교의 성격과 주요 개념들을 살피고, 2권에서는 원초적 종교 형태로서의 토템 숭배와 그것의 기원을 살폈다면, 3권에서 이제 뒤르켐은 종교의 의례에 대해서 고찰한다. 그에 따르면 모든 종교의 의례는 소극적인 것과 적극적인 것으로 구분될 수 있다. 소극적 숭배는 종교적 금지의 형태로 실현되는데, 성스러운 것에 대한 접촉을 금지하거나, 일상적인 행동을 중지하는 등의 관례가 이것에 속한다. 그것은 1)성스러운 사물들 사이의 구분을 표시하기 위해 고안되거나, 2)성스러운 것과 속된 것의 구분을 표시하기 위해 고안되는 것이다. 모든..

에밀 뒤르켐, ⟪종교생활의 원초적 형태⟫_옮긴이 해제 (본문 2권)

2. 제2권 원초적 신앙 2-1. 제1장 토템 신앙 1: 명칭과 상징으로서의 토템 뒤르켐은 토템 숭배를 가장 원초적인 형태의 종교로 보고 그것에 기초해 종교적 믿음의 기원을 살피고자 했다. 토템에 관한 믿음은 어떤 성격의 것인가? 오스트레일리아의 씨족은 같은 혈통이기보다 같은 이름으로 묶이는 집단이다. 그리고 각 씨족의 이름은 어떤 사물들과 특별한 관계를 맺는데, 그 사물들이 그 씨족의 토템이 된다. 이때 토템이 되는 것은 동식물 (대체로 동물)의 개체가 아니라 그 종 전체다. 뒤르켐은 토템이 단순히 명칭이나 동식물 종에 대한 지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징과 문장, 계약 체결, 장례식, 종교의례, 결혼 등에 쓰이는 문장으로도 이용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는 이 주장을 통해 “동식물과 같은 물질로서의 ..

에밀 뒤르켐, ⟪종교생활의 원초적 형태⟫_옮긴이 해제 (본문 1권)

옮긴이 노치준 해제: 종교, 도덕, 사회, 지식의 근원을 찾아서 2022.08. [[종교생활의 원초적 형태]] 목차 서론 제1권 예비적 물음들 제1장 종교생활과 종교에 대한 정의 제2장 원초적 종교의 주요 개념들 1 제3장 원초적 종교의 주요 개념들 2 제4장 원초적 종교로서의 토템 숭배 제2권 원초적 신앙 제1장 토템 신앙 1 제2장 토템 신앙 2 제3장 토템 신앙 3 제4장 토템 신앙 4 제5장 이러한 신앙의 기원 1 제6장 이러한 신앙의 기원 2 제7장 이러한 신앙의 기원 3 제8장 영혼 관념 제9장 영과 신의 관념에 대하여 제3권 주요한 의례적 태도들 제1장 소극적 숭배와 그 기능, 금욕의례 제2장 적극적 숭배 1 제3장 적극적 숭배 2 제4장 적극적 숭배 3 제5장 속죄의례와 성 개념의 모호함 ..

아마르티아 센, ⟪자유로서의 발전⟫ 제9장 <인구, 식량, 자유>

중학교 친구들과의 독서모임에서 맬서스의 인구론을 다룬 적이 있는데, 그때 가져간 발제문이다. ---------------------------- 맬서스적 분석 맬서스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사회 문제를 이성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인구 성장의 결과에 관한 한 맬서스는 인구가 식량 공급을 초과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확신했고, 이 맥락에서 식량 생산이 상대적으로 고정된 것이라고 간주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맬서스의 견해는 다소 변화했는데, 특히 자신이 이전에 불가피하다고 보았던 진단에 대한 확신이 점점 더 줄어들었다. … 하지만 경제적 강제성에 대비해 인간들이 더 작은 가정을 꾸리도록 만드는 이성적 힘에 대해 그가 가진 기본적인 불신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러한 자발적 가족계획에 대한 불신 때문에 ..

악셀 호네트, ⟪인정: 하나의 유럽 사상사⟫_제5장

제5장 사상사적으로 비교해 본 인정: 체계적 결산 시도 2022.09.10. (토) 앞의 세 장에서 호네트는 프랑스, 영국, 독일의 인정 사상사를 차례로 살폈다. 이제 마지막 장에서 그가 시도하는 것은, 이들 서로 다른 전통과 색채의 사상사를 어떻게 하나의 현대적 의미로 재구성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답하는 일이다. 첫째로 세 나라의 맥락에서 ‘인정’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정리하고, 그것으로부터 서로 구분되는 인정 ‘패러다임’을 추상하여 보자. 프랑스적 전통에서, 인정의 인지적 요소와 규범적 요소는 다소간 섞여서 드러난다. (인지적인 것과 도덕적인 것을 구분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다. 같은 표현은 1장 말미 (94면)에서 사용된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프랑스적 맥락에서는..

악셀 호네트, ⟪인정: 하나의 유럽 사상사⟫_제4장

제4장 칸트에서 헤겔로: 인정과 자기결정 2022.09.01. (목) 지금까지 우리는 호네트의 작업을 따라가면서, 사람들 사이의 상호주관성에 대한 프랑스적, 영국적 분석을 살폈다. 프랑스 사상가들은 한 주체가 타자에 대해 주어졌을 때 자신이 아닌 것의 모습을 타자에게 내보이고자 하거나, 단순히 즉자적인 상태로 전락함으로써 자아상실마저 경험할 수 있다고 보았다. 반면 영국 사상가들은 같은 상황에서 검토되는 것은 개인의 자질이나 능력이 아니라 그들의 ‘방자한 품성’이고, 그들 안의 공평한 관찰자는 그들로 하여금 도덕적인 규범에 따를 동기를 공급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아직 “이러한 맥락들에서 인정은 동등한 두 주체에게 동시적으로 일어나는 상호성의 사건으로는 거의 생각되지 않았다.” (154면) 인정이론에서 동..